이번 대선은 여러 면에서 특이합니다.
대선 후보의 부인이, 후보 당사자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을 때가 많다는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바로 김혜경 씨와 김건희 씨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우리는 이러한 논란을 언론의 보도를 통해 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선 기간에는 당연히 여러 논란이 제기되고 언론은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한 보도를 하게 됩니다.
흔히 하는 말처럼, '언론'이라는 '창'을 통해서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언론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창'을 제공하고 있을까요?
이번 '부인 논란' 의혹에서 우리는 언론을 통해 진실에 가까워지고 있을까요?
아니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 특정한 의도에 노출되어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끌려가고 있을까요?
하루에도 수천, 수만건씩 쏟아지는 천편일률적인 기사들,
하루 종일 포털의 메인을 장식하는 기사들,
그중 가치 있는 기사는 과연 얼마나 될까요?
언론 지형에 대한 이야기는 제가 평소 관심 있어하는 주제입니다.
오늘은 김혜경 씨와 김건희 씨의 보도 양태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최근 KBS에서 김건희 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단독 보도가 있었습니다.
(기사 출처: KBS)
그동안 윤석열 후보 측은 "제 처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한 건 맞다, 하지만 주가 조작 범행 이전이라 범죄와 무관하며, 손해만 보고 빠져나왔다"라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KBS의 취재 결과 주가 조작 범행 기간에 김건희 씨의 계좌로 주식 거래가 40여건 있었으며 검찰이 이를 범죄 근거로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전에 윤석열 후보 측의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보도가 나온 것이죠.
작년 국민의힘 경선 때도 논란이 있었는데, 그때 윤석열 후보 측은 신한증권의 계좌를 공개하며 주가조작과는 무관함을 주장했었는데요,
이번 KBS 보도를 통해서 윤 후보가 공개한 신한증권이 아닌 다른 증권사 계좌로만 거래가 이뤄졌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사실 이 사건은 작년에 도이치모터스 회장 권오수를 비롯하여 주가조작에 관련된 주요 인물들이 모두 구속되었습니다.
돈을 댄 역할을 맡았다는 김건희 씨만, 유일하게 소환 조사를 비롯하여 별다른 조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주가를 조작하는 행위는 주식 시장에 악영향이 막대하며, 아무것도 모르는 투자자에게 금전적인 피해를 끼치는 중대한 경제 범죄입니다.
대선 후보의 부인이 아니라고 해도,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했을 때 추후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언론이 적극적으로 파헤치고 검증해야 할 주요 관심 사안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하물며 한 나라를 이끌고 책임질 대통령의 부인이 될 사람이라면, 그 관심이 더 커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과연 언론에서는 김건희 씨가 연루된 '주가 조작' 사건을 어떤 비중으로 다뤘을까요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에 뉴스를 제공하는 54개 주요 언론 검색 결과(오마이뉴스의 위 기사 참고) 올해 2월 10일까지 '도이치모터스'와 '도이치모터스 김건희' 보도량은 각각 404건과 426건이었다고 합니다.
이를 김혜경 씨 '법인카드 논란'과 비교해보면,
같은 기간 '김혜경 카드', '김혜경 의전' 보도량은 각각 573건과 488건에 달했다고 합니다.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논란'은 2월 10일 기준으로 2주도 채 되지 않은 사건이라는 것,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논란은 최소 작년, 혹은 재작년까지도 거슬러 올라간다는 걸 감안했을 때 놀라운 보도량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주도 안 된 논란이 10여 년 전 사건보다 더 많이 보도된 것이니까요.
실제로 지금도 포털 검색창에 검색해보면 김혜경 씨 '법인카드' 논란이 더 많이 검색됩니다.
사건의 경중을 따지지 않는다고 해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주가 조작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법인카드 유용 논란의 문제를 비교해보면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보도량 차이입니다.
물론 법인카드 유용이나 의전 논란도 사회적으로 공분을 살만한 의혹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보도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해가 안 간다고 표현한 이유는, 언론이 선택적으로 보도를 하는 듯한 인상 때문입니다.
의혹이 있으면 언론이 검증하고 감시하고 국민에게 알려줘야 하는데, 이를 모든 사안에 공통적으로 적용하고 있느냐, 통계적으로 봤을 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라는 것이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보수 언론이라고 알려진 언론사는 더욱더 치우쳐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저는 포털이나 언론이라는 창을 통해서 다양한 시각과 정보를 보고 싶습니다.
한쪽으로만 기울어진 채 세상을 바라보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창이 계속 기울어져 있다면 다른 창을 찾거나 아예 집 밖으로 나가서 바라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자신을 위해서도 다른 분들을 위해서도, 미흡하지만 앞으로 지속적으로 이 공간과 저의 카카오뷰 채널을 통해서 제가 알려드리고 싶은 정보를 외쳐보려고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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